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망

〈망〉은 작가가 스스로 “망쳤다”고 생각했던 작업에서 시작되었습니다.

의도했던 색이 나오지 않았고, 작업을 정리할 힘조차 없어 그대로 둔 채 돌아갔습니다.
그러나 제주의 높은 습도와 시간이 지나며 옻은 스스로 변화했고, 작가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표면을 만들어냈습니다.

전통 옻칠 공예에서는 실패로 여겨질 수 있는 현상이지만, 김창옥 작가는 그 표면에서 자신이 의도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했습니다.
이후 작품은 햇빛과 습도 속에서 계속 변화하며,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갔습니다.

〈망〉은 망쳐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삶과 작업은 끝나지 않으며, 그 흔적 또한 다른 시선에서는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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